2008년 07월 19일
에고, 길고도 긴 3주가 지나갔다.
첫 주에는 암흑에너지(Dark energy)와 중력교정(Modified gravity)에 대한 톡들이 특히 재미있었다. (내 톡을 빼면 말이다. ^^;;) 특히, 그 둘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 네 명(펜지짱,송박사님,드래건,비비아나) 이나 톡을 했는데, 평소에 막연하게 선형성장함수 (Linear growth factor, D(z))를 측정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에서 많이 생각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 역시 이것을 하려면 내가 2년째 잡고 있는 적색편이공간의 변형(Redshift space distortion)을 해결해야 되는데, 이와 관련해서 어쩌면 일을 하나 시작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두번째 주는 개인적으로도 고산병으로 고생하느라고 힘들었었는데, 톡들도 그다지 도움이 안되던가 아니면 내가 아얘 모르는 분야의 톡들이었다. 라울은 뭐 식중독으로 아얘 금요일 톡을 째버리기도. -.-;; 그래도 앤드류(벤슨)의 은하형성에 대한 톡이나, 세르게이(샨다린)의 Z++톡은 괜찮았음.
최악의 톡은 역시... 스테빈이 예정되어있던 약한중력렌즈(weak lensing)에 관한 톡을 째버리고 했던, anthrocentric universe에 대한 톡. -.-;;; 우리 은하가 우주의 중심에 있고, 우리 은하 주변의 허블상수가 그 밖의 허블상수보다 작다면, 암흑에너지나 가속팽창 없이도 데이터를 설명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는데. 뭐 일단 약한중력렌즈에 대해 배우고 싶었던 소망이 빗겨간 것에 대한 실망에 스테빈 아저씨가 명백하게 잘못 알고 있는 사실들 (허블버블은 한 1년 전에 먼지에 의한 빛의 약화(dust extinction)를 잘못 처리한 결과였다는 것으로 판명 났었는데, 스테빈은 여전히 그 얘기를 하는 등)이 더해져서 톡을 듣는 내내 'HETDEX로 높은 적색편이에서 각도거리와 팽창계수를 측정하면 한방에 날려버릴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만 들었었다.
세번째 주는 주로, 라디오밴드에 대한 톡. 21cm나 우주의 재이온화(reionization)에 대한 이야기가 주였다. 스티브나 크리스의 톡에서 많이 배웠고, 그 외에 테크니컬 톡들도 재미있었다. 마지막 날인 오늘 아침에는 조쉬 프리만, 아드리안 그리고 니킬이 SDSS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 주로 지금까지의 일을 요약한 아드리안의 톡 보다는 나머지 두 톡이 좋았던 것 같다.
오늘은 아침에 톡을 듣고는 한국사람들 넷과 함께 타오스(Taos)라는 70마일 정도 떨어진 마을에 다녀왔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 사람이 거주하고 있다는 Taos Pueblo 인디안 마을에 갔었고, 오는 길에는 리오그란데 호르헤 다리라고 하는 미국에서 두번째로 높다는 다리를 구경. 협곡 사이를 연결한 다리인데, 정말 멋졌다. 사진은 다음에.
학회에서 가장 많이 얻는 것은 역시 사람들을 만나는 일인데, 이번에도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난 것 같다. 같이 많은 시간 보낸 J형과, Y씨, 그리고 S박사님, G박사(네비?)님께 감사.
점점 졸려지니 그만 쓰고 자야겠다. 내일은 드디어 어스틴으로 돌아간다!
# by cosmo | 2008/07/19 15:52 | 트랙백 | 덧글(6)
2008년 07월 16일
블로그에 글 쓸 시간도 없이 너무 학회에 열심히(?) 참여하느라 사진이 몇 장 없는줄 알았었습니다. 알고보니 사진은 거의 제이공의 삐까뻔쩍 좋은 사진기로 찍어서 제 거엔 없는거로군요. ^^;;; 여튼, 제 똑딱이로 찍은 사진들입니다.
산타페 시내에 있는 건물들은 대충 이렇게 생겼습니다. 무슨 찰흙으로 만든 집 같죠?
시내에 있는 호텔도 비슷한 모양이죠. 아, 물론 제가 묵은 호텔은 아닙니다. 지난주에는 이 호텔에서 입자가속기 관련 학회를 했다고 하더군요. 지난 주에는 거기 참석차 오셨던 K선배와 또다른 공박사님을 뵈었었습니다.
여기 사는 사람들은 아주 오래전 부터 이런 집을 짓고 살았다더군요. 시내에서 조금 벗어나면 산타페에서 가장 오래된 집이 있습니다. 이렇게 지은 집을 아도비(Adobe)양식이라고 한다네요.
문 옆에는 이 집이 가장 오래된 집이라는 인증팻말이 붙어 있습니다. 네, 사실상 미국 원주민(native American)들이 살던 집이 가장 오래된 집이겠지만요. 아주 가까이서 보니 지푸라기 같은것들이 보이네요. 같이 갔던 공박사님(제이공)의 말에 따르면, 마치 콩으로 매주를 만들듯이 손으로 찰흙을 빚은 후, 쌓아올려 만든 집이라고 하더라구요.
덤으로 그 옆에는 오래된 성당도 있더군요. 안에 별 볼거리는 없었는데, 오래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들어갈 때 1불씩 삥을 뜯겼습니다. -.-;;
마지막으로, 성당 안내 팻말 앞에서 폼잡고 계신 공(제이공)박사님 사진입니다. 몇달 있으면 네덜란드로 가신다죠. 같이 할 뻔 했던 일이 틀어지면서, 3주 동안 그냥 같이 잘 놀았습니다. ^o^
# by cosmo | 2008/07/16 11:23 | 일상 | 트랙백 | 덧글(8)
2008년 07월 01일
오늘 2시 반 정도부터 첫 학회 톡을 한다. 이게 첫 페이지
작년 5월에 세컨이어 디펜스 했던 인트로에다가 최근에 쓴 페이퍼의 내용을 붙여서 대충 50페이지 정도를 준비했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연습해 보니까 대충 35~40분 정도 분량인 듯 하다.
학교에서 Theory seminar는 많이 해봤지만, 우주론 하는 사람들만 한 방에 모아놓고 톡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게다가 어제 학생들이 1분동안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을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내 주제와 겹치는 사람들이 많았었다. 질문에 잘 대답해야할텐데.
교수님도 안 계시니 막혔을 때 대신 답해줄 사람도 없다. ㅠㅠ
# by cosmo | 2008/07/01 20:37 | 트랙백 | 덧글(6)
2008년 06월 30일
현대에서 나온 차 이름도 아니고, 강영형님이 좋아하시는 커피'음료'이름도 아니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이 바로 뉴멕시코의 산타페(Santa Fe, New Maxico). 어제 어스틴 공항에서 11시 5분에 출발했어야 했지만, 11시 35분에 출발해 버린 달라스행 AA비행기와, 역시 1시 15분에 출발했어야 했지만 1시 50분에 출발해버린 알바커키행 AA비행기를 타고 예정보다 한 40분 늦게 알바커키 공항에 도착.
여기서부터는 렌트한 차를 타고 가기로 되어있었는데, 여행담당 과순이인 테리와 뭔가 커뮤니케이션이 잘못되어서 어떤 렌트카 회사의 차를 예약했는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예전에 테리가 엔터프라이즈의 홈페이지로 검색하던 생각이 나서 거기 가보니까 내 이름이 없다고 하네. 공항에 있는 모든 렌트카 회사 스캔 시작. 모두 없다고... 마지막으로 엔터프라이즈에 다시 가보니 미안하다고 한다. 내 이름으로 예약된거 있다고. 크뤱!! -.-;;
어쨌든 그 차를 타고 1시간여를 달려서 산타페 도착. 산타페의 건물은 정말로 특이하게 생겼다. 일단 모두 흙색이고, 질감도 맨질맨질해 보이는 건물들인데, 모서리들은 전부 둥글둥글하다. 있다가 혹시 사진을 찍게되면 여기 올려둬야지.
그나저나 아직 시차적응이 안된 상태에서 왔더니 지금 시간에 깨어버렸다. 어스틴 시간으론 5시 50분, 여기 시간으론 4시 50분. 목이 너무 말라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여기가 해발 7300 피트(2225m) 라네.생긴건 평지인데.. 안내서에도 고산병에 주의하라고 적혀 있다.
조금 더 누워있을까, 나가서 좀 뛰고올까 고민중. 근데, 러닝화를 안가져와서 캔버스 운동화 신고 뛰어야 하는데...
# by cosmo | 2008/06/30 20:07 | 트랙백 | 덧글(2)
2008년 06월 27일
예정보다 한 3시간 늦어서 오늘 새벽에야 어스틴 집에 도착했다. 이번 여행은 뭔가 잘 풀리지 않고 삐걱삐걱 거렸었는데, 그 정점에는 달라스 공항이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로 문을 닫아버린 사건이 있었다. 여정은 ICN(인천)-SFO(샌프란시스코)-DFW(달라스)-AUS(어스틴)
1. 인천공항에서 티케팅 해주던 아가씨
신참인 듯 했다. 뭔가 어눌하다 싶었는데, 나중에는 좀 잘하는것 같은 아가씨한테 도움을 청하더라. 붙이는 짐가방에 꼬리표를 다는데 뭔가 짧아서 살펴보니 가방을 달라스까지만 보내게 해놓은 것이다. (꼬리표에 SFO,DFW만 써 있었다.) 우리가 잘못되었다고 말하니 꼬리표를 다 뜯어내고 일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 카운터에 한 10분 쯤 넘게 서 있었던 것 같다.
2. 인천공항 면세점 아가씨
'처음처럼' 200ml짜리 10팩을 사고, 선물용으로 안동소주를 한병 사려고 했는데, 미국은 일인당 1L까지 밖에 안된다면서 하나를 포기하란다. 뭐 이렇게 점원이 알아서 미국 면세 규정을 말해주는 것은 처음 겪는 일이었지만, 그래도 정확히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비쌌던 안동소주를 포기. 그런데, 알고봤더니 그 분도 역시 신참. -.-;; 계산하는데 한 5분은 넘게 걸리더라. 저 뒤에 매니저라는 사람한테 물어보러 왔다갔다 왔다갔다. 결국에는 매니저가 직접 와서 계산 하는데, 자판을 두드리는 손놀림의 차이가 안습.
3. 샌프란 시스코 공항
착륙대기중인 비행기가 많아서 그런지 상공에서 몇바퀴를 빙빙 돌았다. 게다가 국내선 청사는 왜이렇게 연착된 비행기들이 많은지. 여기저기서 'Sorry'가 들리고, 청사엔 사람이 바글바글. 무슨 도떼기 시장 같았다. 물론, 앉을 자리도 없었고. ㅠ.ㅠ
4. 달라스 공항 주위의 폭우
샌프란시스코에서 달라스로 가는 비행기 안. 한숨 자고 일어났더니 주위가 웅성웅성거린다. 잠결에 'thunder storm'이 어쩌구, 저기 보면 뭐가 보이고, 오클라호마 등등 말을 들었던 기억이 나서 이게 뭔가 하고 생각하고 있다보니까 오클라호마시티 공항이란다.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로 달라스 공항이 문을 닫았고, 비행기는 달라스 상공에서 비구름이 옮겨가길 기다리다가 기름이 떨어져서 오클라호마시티 공항에 착륙해 버린 것이다. 오클라호마시티 공항에서 주유하고, 달라스 공항이 다시 열리기를 기다렸다. 물론, 비행이 안에서. 한 한시간 반쯤 있다가 달라스 공항으로 출발. 원래 일정표에는 3시간 40분 걸린다고 적혀 있었는데, 6시간을 비행기 안에서 보내고 나서야 달라스에 도착했다.
가장 걱정이었던 것은 연결편. 달라스에서 어스틴 가는 비행기가 정시에 출발해 버렸으면, 비행기를 다시 예약해야 하고 최악의 상황엔 공항에서 밤을 지새워야 할 판이었다. 달라스 공항에 내린 다음 뛰어서 어스틴 가는 비행기를 탈 게이트로 갔더니 다행히 그 비행기도 출발이 지연되어 있었다. 12시 12분 출발. 달라스 공항에는 TGIF가 있길래 아내와 맥주한잔씩 마시면서 기다렸다.
5. 오스틴 공항 톨게이트에서 안나가고 있던 자동차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우석이가 라이드를 나와줬다. 집으로 가고 있는데, 공항 톨게이트에서 트럭 하나가 표파는 아줌마랑 연애를 하는건지, 뭘 물어보는건지 한 10분이 다 되도록 안빠지는거다. 착한 우석이는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는데, 나 같았으면 경적기를 몇번 눌렀을 듯.
어쨌든, 이런 사건들을 겪고서 집에 도착하니 새벽 3시. 너무 피곤해서 냉장고에 넣을 것들만 정리해서 넣고 잤는데, 일어나보니 오후 6시 반이었다. 에고, 이제 다시 시차적응인가~
# by cosmo | 2008/06/27 10:33 | 트랙백 | 덧글(0)